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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정보/정서.인성

학기 초, 우리 아이 혼자 놀까봐 걱정되시나요?

by mama_min 2022. 3. 8.

 

 

학기초 아이들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일까?

 

 

바로 교우관계이다. 

3월 초에는 아이들의 온 신경이 교우관계에 집중되어 있다. 우리 아이에게 온 신경이 쏟아져 있는 우리 부모님들이 하교하고 돌아온 아이에게 "오늘 누구랑 놀았어?"라고 많이 물어본다. 그런데 돌아오는 대답이 혼자 그림 그렸어!  혼자 종이접기 했는데!라고 하면 가슴에 돌덩이가 내려앉은 것 같다. 친구들 사이에서 치일 것만 같고 계속 혼자 종이접기를 하고 있으면 만만한 호구로 찍힐 것만 같다고 걱정이 한없이 깊어질 수 있다. 다행히 아이 대답이 친구랑 놀았어!라고 밝게 대답을 한다면 한숨은 돌릴 수 있겠지만 '혼자 놀았다'는 대답을 듣게 되면 걱정의 쓰나미가 밀려올 수 있다. 

 

 

학부모 상담 때도 부모님들의 단골 질문이 우리 애 반에서 친구들이랑 잘 지내나요? 인걸 보면 학교생활에서 학습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기는게 교우관계가 아닐까 싶다. 그렇지만 학기 초에는 누구랑 놀았어?라는 질문은 최대한 피하는 게 좋다. 이 질문은 우리가 의도적으로 강조하진 않았지만 그 대상이 중요하다고 아이들이 인지할 수 있다. oo랑 놀았어~라고 대답하는 아이의 대답 속에는 친구랑 어울려 논 것이 옳은 행동으로 각인되기 쉽다. 그런데 혼자 놀았어라고 대답을 해야 된다면 관계 맺기에 실패했다는 느낌을 대답과 동시에 받게 된다. 안 그래도 학기 초에는 아이들이 관계에 굉장히 예민한 시기인데 혼자라는 단어에 죄의식을 느끼게 할 필요가 없다. 

 

 

학기 초에는 가급적이면 누구보다 무엇에 중점을 두고 질문하는 것이 훨씬 더 좋다. 누구랑 놀았어? 보다는 뭐 하고 놀았어? 오늘은 뭐 배웠어? 오늘은 기억에 남는게 뭐야? / 말문을 이미 닫아버린 고학년 친구라면 기억에 남는 게 없다고 하겠지만 그래도 자연스러운 관심의 표현이니까 웃으며 물어보면 된다. 

 

 

또 누구랑에 초점을 맞추기보단 '무엇'에 초점을 맞추고 대화하자고 하는 것은 특히 중,고학년 아이들은 관계에 더 민감하기 때문에 평범한 질문 같아도 조금은 더 조심스럽게 하자는 것이다. 저학년 아이들 경우에는 특이하게도 이 '누구'는 중요하지 않을 때가 많다. 놀이의 종류에 따라 여기 모였다가 저기 끼였다가 하는 게 일반적인 교실 아이들의 모습이다. 아이들은 단지 놀이를 했을 뿐, 누구랑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을 때가 많다. 그래서 저학년이든 고학년이든 무엇에 중점을 두고 질문을 하게 되면 누구랑 꼭 놀아야 한다는 강박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다. 

 

 

 

학교라는 작은 사회 속에서 함께하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굉장히 든든하다. 특히 또래 집단 안에서 소속감과 안정감을 느끼는 친구들이라면 더욱 교우관계가 중요하게 여겨진다. 그런데 혼자 있어도 아무렇지 않거나 혼자 독립적으로 활동할 때 훨씬 더 안정감을 느끼는 아이들이 있다. 그런 아이들에게 관계를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고 강요할 필요는 없다. 학기 초는 아이들끼리의 탐색 기간이다. 그런 과정에서 조금 긴장하기도 또 불안하기도 한데 부모님마저 관계에 너무 포커스를 맞추지 않는 게 좋다. 

 

 

 

우리 아이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환경에서도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아이에 대한 믿음이다. 그 믿음을 가시적으로 아이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지내다 보면 잘 맞는 친구가 생길 거라고 믿어!  언제나 그랬듯 잘 할 수 있을 거야!  이렇게 격려하고 믿음을 주면서 학기 초 한 달가량은 충분히 지켜보고, 당장 큰 문제가 아니라면 한 걸음 물러서서 지켜봐 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혹시 아이가 지나치게 외로움을 타거나 교우관계에 힘들어한다면 그리고 부모님의 마음이 불안감이 조금 더 크다면 아이의 학교 생활에 대한 객관적인 이야기를 담임선생님을 통해 들어보는게 좋다. 가급적이면 '무엇'에 포커스를 맞춰서 아이와 대화를 나누는 게 관계 맺기에 대한 강박을 조금 덜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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